[검은꽃]-김영하

2018. 12. 9. 22:47

검은꽃을 읽었다.

 

김영하 작가님의 책이다. 알쓸신잡에서의 작가님의 인상은 부드럽고, 포용하는 성격처럼 보인다.

 

이 책은 부드럽지않다. 어떻게 보면 겨울에 읽어서 땡볕에서 흔히 말하는 애니깽의 현실을 처참하지만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돈을 벌기위해 해외 노동자로 멕시코 용설란 농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이민 1세대들의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주인공이 용병으로 전쟁 영웅이 되거나, 로맨스를 끝에 이룬다는 식의 이야기도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큐를 보는것 같았다. 결국은 살아남는 자들의 이야기라고 해야할꺼 같다.

 

위화의 인생처럼 끝까지 불편한 진실을 계속 마주하고 있을때의 불편함이 많이 느껴졌다.

 

주인공들의 인생들이 불쌍하고, 숨막히고 어쩌면 나는 저런 일을 감당할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중간중간 내용을 띄어넘어 읽고 싶어졌던 오랜만의 작품이다.

 

기억나는 작품은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도 그랬는데, 담담한 어조에서의 슬픔이 배가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허구의 소설이지만, 현실감 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싶었는데 등장인물과 배경이 너무 사실적이다.

 

인물들도 정말 현실에 있었을만한 사실적이고 입체적인 사람들이 많았다.

 

많은 역사적 사실들이 나열되고 있는데, 굴곡진 현대사를 관통하면서 우리나라 뿐 아니라 다양한 나라의

 

혼란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을려고 하는 사람들이 너무 눈물 났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연수의 양반의 삶에 비판적이며 신문물을 배울려는 여성으로서의 모습이 아니라

 

현실에 가혹하게 순응하는거 같았다. 그래서 결국 살아남았긴 했겠지만...어찌보면 조금 더 적극적인

 

모습이었으면 좋았을것 같다.

 

마지막 박광수의 죽음은 뭔가 이 책의 끝을 내는 제일 좋았던 장면 같다.

 

무당이자 가톨릭 신자, 그리고 잃어버린 조국, 새로운 조국, 휘몰아치는 고단한 삶이 조금이나마 가벼워졌기를..

 

fin. 지금이라도, 우리나라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해외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시선이 필요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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